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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극의 시작 ==
1912년 4월 10일이었습니다. 타이타닉은 영국의 사우스햄턴항을 출항하여 뉴욕으로 향했죠. 처녀항해의 선장은 에드워드 스미스(Edward Smith)가 맡았습니다. 스미스 선장은 1880년 화이트 스타 선박에 입사한 이래로 20년 넘게 대양을 항해한 베테랑이었고, 세계에서 가장 경험 많은 선장으로 평판이 좋았죠. 스미스 선장은 타이타닉의 쌍둥이함인 올림픽의 처녀항해에서도 선장을 맡았는데, 타이타닉의 처녀항해에서도 선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원래 타이타닉은 3월 20일에 처녀항해에 나서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전 해에 발생한 올림픽의 사고 때문에 출항이 미루어 졌지요. 올림픽은 1911년 9월 20일에 영국 전함인 호크(HMS Hawke)와 충돌하였고 그로 인해 이물이 손상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두 개의 방수구획이 침수되었고 프로펠러 하나가 뒤틀리는 큰 피해였지만 올림픽은 사우스햄턴으로 돌아오는 데 성공했죠. 운항하고 있던 올림픽을 급하게 수리하기 위해서 이미 완성되어 있던 타이타닉의 프로펠러를 가져다 붙였고, 그 결과 타이타닉의 완성이 좀 더 늦어졌습니다. 1912년 2월에는 올림픽의 프로펠러 날개가 부러졌고, 해럴드 앤 볼프 사는 다시 한 번 타이타닉의 부품으로 올림픽을 수리했습니다. 이런 일들 때문에 타이타닉의 처녀항해는 3월 20일에서 4월 10일로 미루어졌죠.
영화에서는 타이타닉의 출항 당시의 날씨를 아주 화창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타이타닉이 출항하던 날은 날씨가 흐렸다고 하네요. 게다가 출항 직후에 타이타닉은 뉴욕 호(SS City of New York)와 충돌할 뻔한 위험한 순간을 겪기도 했습니다. 두 배는 겨우 4피트(1.2미터) 차이로 비껴 지나갔지요.
아찔했던 순간을 뒤로 하고, 타이타닉은 도버해협을 건너 프랑스 쉘부르에 기항했습니다. 다음날에는 아일랜드의 퀸스타운에 기항하여 승객들을 더 태웠지요. 이리하여 최종적으로 타이타닉에 승선한 사람은 약 2,200명이 되었습니다. 아래 표는 타이타닉의 탑승자 숫자 및 생존자 비율입니다. 정확한 자료가 아니라 모두 사고 후에 추정한 자료이지요. 아래 표에 따르면 승선자는 모두 2,222명이고 생존자는 705명, 사망자는 1,517명이지만 또다른 자료에서는 승선자를 2,207명, 생존자는 694명, 사망자는 1,513명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건 2,200명 가량이 탑승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타이타닉은 3,500명 넘는 사람을 태울 수 있었으니 정원의 약 63% 정도를 태우고 처녀항해에 나선 셈입니다. 어쩌면 나머지 37%에는 결코 어느 통계에도 잡히지 않았던 잊혀진 희생자들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요.
아무튼, 타이타닉의 1등 선실만 보자면 당시의 유명인사들이 다수 승선하고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상당수의 유명인사들을 잠깐씩이나마 등장시킵니다. 몇몇의 예를 들어보지요.
이외에도 메이시 백화점의 소유주인 슈트라우스 부부 등의 유명인사들이 타이타닉의 첫 손님이었습니다.
== 운명의 날 ==
타이타닉이 항해하는 4월의 북대서양은 따뜻해지는 기온 때문에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들이 둥둥 떠다니는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스미스 선장은 항해를 시작하면서부터 계속 빙산경고를 받아왔는데요, 항로를 정상항로보다 약 18km가량 남쪽으로 잡도록 지시했습니다.
4월 14일은 일요일이었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잭이 로스를 찾으러 왔을 때 1등 선실 승객들이 모여 예배를 보는 장면이 나오죠. 2등 항해서 찰스 라이톨러(Charles Lightoller)는 그 날 바다가 마치 유리처럼 잔잔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오후 1시 45분, 타이타닉의 항로 남쪽에 거대한 빙산이 있음을 알리는 빙산 경고가 아메리카호(SS Amerika)로부터 미 해군 수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이 빙산 경고는 타이타닉의 브릿지로는 전달되지 않았죠. 오후 9시 30분에도 거대한 빙산이 타이타닉의 진로 상에 있다는 다수의 경고가 타이타닉의 무전실로 들어왔으나 이 역시 브릿지로는 전달되지 않았죠. 타이타닉의 무전기가 그 날 고장이 나 있었던 것이었죠. 무전기를 겨우 고치고 나서는 하루 종일 밀려있던 승객들의 개인 전신문을 수신하느라 정신이 없었구요. 결국, 이런 경고들을 받지 못한 브릿지는 타이타닉의 속도를 늦추거나 진로를 변경해야 할 안전상의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타이타닉의 빙산 감시대에는 2명이 2시간 3교대로 올라가서 빙산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운명의 순간에 그 곳에는 달도, 바람도, 쌍안경도 없었습니다. 바다는 너무나 잔잔해서 멀리서는 도저히 빙산을 식별해 낼 수 없었죠. 게다가 타이타닉을 향하고 있던 빙산의 측면은 가장 어두운 부분이었습니다. 2등 항해서 라이톨러는 나중에 이루어진 조사에서 이러한 점을 모든 불운이 겹쳤다고 표현했습니다.("Everything was against us.")
고요한 가운데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1912년 4월 14일 오후 11시 39분. 운명의 순간이 다가왔죠.
== "Iceberg, right ahead!" ==
타이타닉은 뉴펀들랜드의 그랜드 뱅크스 남쪽을 항해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감시대에 올라가 있던 프레데릭 플리트(Frederick Fleet)와 레지날드 리(Reginald Lee)는 배 정면에 갑자기 나타난 빙산을 발견했습니다. 빙산은 불쑥 솟아난 것처럼 너무나도 가까웠죠. 플리트는 종을 세 번 울리고 브릿지로 연결된 전화를 들었습니다.
"누구 없습니까!(Is there anyone there!)"
전화를 받은 것은 6등 항해사인 제임스 무디(James Moody)였죠.
"뭐가 보이나?(Yes, what do you see?)"
"우현 바로 앞에 빙산입니다!(Iceberg, right ahead!)"
== 운명의 날 ==
타이타닉이 항해하는 4월의 북대서양은 따뜻해지는 기온 때문에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들이 둥둥 떠다니는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스미스 선장은 항해를 시작하면서부터 계속 빙산경고를 받아왔는데요, 항로를 정상항로보다 약 18km가량 남쪽으로 잡도록 지시했습니다.
4월 14일은 일요일이었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잭이 로스를 찾으러 왔을 때 1등 선실 승객들이 모여 예배를 보는 장면이 나오죠. 2등 항해서 찰스 라이톨러(Charles Lightoller)는 그 날 바다가 마치 유리처럼 잔잔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오후 1시 45분, 타이타닉의 항로 남쪽에 거대한 빙산이 있음을 알리는 빙산 경고가 아메리카호(SS Amerika)로부터 미 해군 수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이 빙산 경고는 타이타닉의 브릿지로는 전달되지 않았죠. 오후 9시 30분에도 거대한 빙산이 타이타닉의 진로 상에 있다는 다수의 경고가 타이타닉의 무전실로 들어왔으나 이 역시 브릿지로는 전달되지 않았죠. 타이타닉의 무전기가 그 날 고장이 나 있었던 것이었죠. 무전기를 겨우 고치고 나서는 하루 종일 밀려있던 승객들의 개인 전신문을 수신하느라 정신이 없었구요. 결국, 이런 경고들을 받지 못한 브릿지는 타이타닉의 속도를 늦추거나 진로를 변경해야 할 안전상의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타이타닉의 빙산 감시대에는 2명이 2시간 3교대로 올라가서 빙산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운명의 순간에 그 곳에는 달도, 바람도, 쌍안경도 없었습니다. 바다는 너무나 잔잔해서 멀리서는 도저히 빙산을 식별해 낼 수 없었죠. 게다가 타이타닉을 향하고 있던 빙산의 측면은 가장 어두운 부분이었습니다. 2등 항해서 라이톨러는 나중에 이루어진 조사에서 이러한 점을 모든 불운이 겹쳤다고 표현했습니다.("Everything was against us.")
고요한 가운데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1912년 4월 14일 오후 11시 39분. 운명의 순간이 다가왔죠.
== "Iceberg, right ahead!" ==
타이타닉은 뉴펀들랜드의 그랜드 뱅크스 남쪽을 항해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감시대에 올라가 있던 프레데릭 플리트(Frederick Fleet)와 레지날드 리(Reginald Lee)는 배 정면에 갑자기 나타난 빙산을 발견했습니다. 빙산은 불쑥 솟아난 것처럼 너무나도 가까웠죠. 플리트는 종을 세 번 울리고 브릿지로 연결된 전화를 들었습니다.
"누구 없습니까!(Is there anyone there!)"
전화를 받은 것은 6등 항해사인 제임스 무디(James Moody)였죠.
"뭐가 보이나?(Yes, what do you see?)"
"우현 바로 앞에 빙산입니다!(Iceberg, right ahead!)"
무디의 보고를 받은 1등 항해서 윌리엄 머독(William Murdoch)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우전타(우현 끝까지, Hard a'starboard)' 명령을 내렸습니다. 배를 좌측(port)으로 돌리려고 한 것이죠. 곧이어 그는 4등 항해서 조셉 박스홀이 기관실에 '전속 후진(Full astern)' 명령을 내렸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여기에는 약간의 논란이 있습니다. 사고 후에 이루어진 조사에서 기관사인 프레데릭 스콧(Frederick Scott)은 박스홀이 전속 후진 대신 기관 정지(Stop) 명령을 내렸다고 증언했습니다. 수석 화부였던 프레데릭 버렛(Frederick Barrett)도 석탄 계기가 'Full'에서 'Stop'으로 옮겨졌다고 증언했지요. 조타수였던 알프레드 올리버(Alfred Olliver)가 들은 바에 따르면 충돌 순간 또는 그 직후에 머독이 '좌전타(좌현 끝까지, Hard a'port)' 명령을 내렸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머독은 처음에 우전타 명령을 내린 후에 충돌하는 도중에 다시 좌전타 명령을 내립니다. 이것은 "port around"라고 하는 항해기동인데, 충돌하는 과정에서 빙산을 축으로 하여 배를 회전시킴으로써 배의 뒷부분은 빙산과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실제로 머독은 스미스 선장에게 사고 보고를 하면서 "빙산을 빗겨 지나려 했습니다(I intended to port around it)."이라고 했는데, 이 점으로 미루어볼 때 머독의 의도가 이러한 기동을 하는 것이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타수 로버트 히친스(Robert Hichens)와 4등 항해사 박스홀은 모두 머독의 마지막 명령이 우전타(Hard a'starboard)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어쨌든 타이타닉은 빙산을 피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플리트가 처음 빙산을 발견하고 37초가 지난 후 타이타닉은 빙산과 충돌했습니다. 우현이 빙산에 긁혔고 제6보일러실을 비롯해 선수의 다섯 구획에 물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제5보일러실에서 펌프를 동원해 물을 퍼내기 시작했지만 선수의 다섯 구획에 벌어진 틈새는 1.1제곱미터에 달했습니다. 즉시 방수문이 닫혔지만 이미 다섯 구획이 침수된 뒤였죠.
급히 브릿지로 나온 스미스 선장은 기관을 모두 정지시키고 항해사들과 목수 허친슨(Hutchinson), 그리고 설계사 앤드류에게 배를 점검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충돌 후 겨우 10분만에, 침수된 다섯 구획에 들어찬 물의 높이는 4.3미터에 달했습니다. 3등 선실은 배 후미에 자리잡고 있었는데도 자정이 되기 전에 물이 들어차기 시작했죠. 배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충돌 후 25분이 지난 4월 15일 오전 0시 5분, 스미스 선장은 구조보트를 통한 탈출 준비를 지시했고 5분 후에는 하선을 명령했습니다. 0시 25분에 여자와 아이들부터 구조보트에 태우기 시작했고, 0시 50분에는 4등 항해서 박스홀이 첫 번째 구조요청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1등 선실 승객이었던 에디트 러셀(Edith Louise Rosenbaum Russell)은 충돌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어쨌든 타이타닉은 빙산을 피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플리트가 처음 빙산을 발견하고 37초가 지난 후 타이타닉은 빙산과 충돌했습니다. 우현이 빙산에 긁혔고 제6보일러실을 비롯해 선수의 다섯 구획에 물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제5보일러실에서 펌프를 동원해 물을 퍼내기 시작했지만 선수의 다섯 구획에 벌어진 틈새는 1.1제곱미터에 달했습니다. 즉시 방수문이 닫혔지만 이미 다섯 구획이 침수된 뒤였죠.
급히 브릿지로 나온 스미스 선장은 기관을 모두 정지시키고 항해사들과 목수 허친슨(Hutchinson), 그리고 설계사 앤드류에게 배를 점검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충돌 후 겨우 10분만에, 침수된 다섯 구획에 들어찬 물의 높이는 4.3미터에 달했습니다. 3등 선실은 배 후미에 자리잡고 있었는데도 자정이 되기 전에 물이 들어차기 시작했죠. 배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충돌 후 25분이 지난 4월 15일 오전 0시 5분, 스미스 선장은 구조보트를 통한 탈출 준비를 지시했고 5분 후에는 하선을 명령했습니다. 0시 25분에 여자와 아이들부터 구조보트에 태우기 시작했고, 0시 50분에는 4등 항해서 박스홀이 첫 번째 구조요청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1등 선실 승객이었던 에디트 러셀(Edith Louise Rosenbaum Russell)은 충돌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A11호의 내 방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충격이 있었어요. 내가 문고리를 돌리려는 순간에 두 번째로 충격이 왔고, 방에 들어서자 세 번째 충격이 왔어요.
...
나는 하얀 새틴 이브닝드레스 위에 코트를 걸치고 방 밖의 산책용 갑판으로 나왔죠. 내가 막 산책용 갑판에 들어섰을 때, 회색의 커다란, 마치 건물 같은 무엇인가가 눈 앞을 지나갔어요. 그것이 배와 충돌하면서 작은 얼음 조각들이 갑판에 떨어졌는데, 우리는 얼음을 집어들고 장난을 치기 시작했죠. 재미있었어요. 우리는 승무원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물어보았고,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계속해서 얘기했죠.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단지 빙산에 부딪친 것 뿐이었죠.
== Titanic ==
2009/04/23 - Titanic; 조각모음
2009/04/30 - Titanic; 타이타닉, 탄생에서 발견까지 "1편 - 탄생"
2009/05/03 - Titanic; 타이타닉, 탄생에서 발견까지 "2편 - 처녀항해 1부"(You're here)
2009/05/20 - Titanic; 타이타닉, 탄생에서 발견까지 "3편 - 처녀항해 2부"
2009/07/08 - Titanic; 타이타닉, 탄생에서 발견까지 "4편 -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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