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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는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에 있는 섬입니다. 고군산군도의 행정구역은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이지요. 군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 무녀도, 신시도 등 크고 작은 섬들 60여 개가 줄지어 있어서 바다 건너편 다른 섬을 보면 섬이 아니라 육지를 보는 기분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 바라본 고군산군도. 왼쪽부터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 해변과 연결되어 있는 섬이 송도, 그 뒤에 멀리 보이는 섬이 관리도]


[고군산군도] (Source: ALMAP)



최근의 다른 여행들처럼, "여행가자"는 결정도, "어디로 가자"는 결정도 급작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여행이나 한 번 가자'고 얘기했던 것이 어느 순간 7월 몇째 주로 정해지고 "서울에서 하루에 다녀올 수 없는 바다"라는 막연한 목적지가 선유도로 결정된 것은 출발 하루 전이었습니다. 솔직히 여행 당일에 휴가를 승인받았을 정도로 정말 가는 것인지 안 가는 것인지, 이렇게 가면 되나? 가는 건가? 하는 사이에 어느덧 여행길에 올라 있었다고나 할까요.

당연히 선유도에 대해서는 아는 것 하나 없었지요. 친구가 처음 "선유도 어떠냐" 했을 때 '멀리 가겠다니까 왠 선유도야' 싶었으니까요. 모르는 것 치고는 참 잘 다녀온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알고 가면 계획 잡기에는 더 좋겠죠? 다음은 제가 다녀온 일정입니다.

목요일
21시 : 서울 출발. 경부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27번국도를 거쳐 다음날 새벽 1시 군산 도착.
금요일
11시. 아침식사 겸 점심식사
13시. 군산연안터미널 출발. 쾌속선으로 45분 후 선유도 도착.
15시.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갯벌체험(2시간 가량).
17시 30분. 자전거로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 유람(2시간 가량).
19시 30분. 장자도에서 해넘이.
20시. 저녁식사
22시. 숙소복귀
토요일
9시 30분.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해수욕(2시간 가량).
13시 30분. 선유도 출발. 고속선으로 1시간 15분 후 군산연안터미널 도착
16시. 늦은 점심.
17시. 금강하구둑 도착.
17시 30분. 금강하구둑 출발. 서해안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거쳐 21시 서울 도착.




== 첫째 날 ==

집에서 저녁을 먹고 출발했습니다. 저녁에 출발하는 2박 3일 여행이 실질적으로는 1박 3일 여행이나 다름 없는데, 딱히 첫 날 저녁에 무슨 이벤트가 있다든지, 밤 기차를 타고 간다든지, 아니면 다음 날 일출을 보려고 한다든지 하는 경우가 아닌 다음에야 굳이 1박 3일 여행을 가지는 않지요. 원래는 금요일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게 낫겠다고 얘기를 했었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저와 친구 둘 다 아침에 기를 쓰고 일어나는 것을 싫어하는지라 그렇다면 전날 미리 내려가서 대충 하룻밤 자고 느릿느릿 일어나는게 더 좋겠다고 합의를 본 거였습니다. 속으로는 그래도 전날 내려온 것인만큼 선유도에 더 일찍 들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결과적으로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내려온 사람들과 별반 차이 없이 선유도에 가게 되었지요.

군산으로 가는 길이 과연 경부고속도로가 더 빠를지, 서해안고속도로가 더 빠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서해로 여행을 많이 갔던지라 서해안고속도로를 타자고 했지만 네비는 경부고속도로를 추천하더군요. 결국 네비한테 밀려서 경부고속도로를 탔습니다. 아무래도 목요일 저녁이다보니 서울을 벗어나자 내려가는 길은 그리 막히지 않더군요. 물론 성수기 중에서도 성수기에 일정을 잡았지만 목요일에 내려가는 사람은 얼마 없는 듯 했습니다.

중간에 망향 휴게소에서 잠깐 쉬고 곧이어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로 진입했습니다. 별일 없이 음악 틀어놓고 내려가는데 부여 근처에서 갑작스럽게 길이 막히더군요. 시속 100~110km 정도로 빠르게 달리다가 순간적으로 차들이 멈춰서는 바람에 깜짝 놀랐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트럭과 트럭 간에 교통사고가 있었습니다. 차만 봤을 때는 사람이 크게 다치지 않은 것 같았지만, 앰뷸런스가 싸이렌을 울리며 갓길을 달려가는 걸 보니 걱정되더군요. 10분 정도 정체된 후에 교통정리가 되었습니다. 앰뷸런스가 렉카차 보다 2~3분 빨리 도착해서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고현장을 지나가면서 보니 그 전에 이미 다른 렉카차가 와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빠르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튼, 논산을 거쳐 군산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정도 넘고 새벽 한 시가 가까운 시간이었습니다. 첫날은 찜질방 같은 곳에서 대충 자려고 계획했기 때문에 친구가 검색해 놓은 곳을 찾아갔습니다. '금강레저타운'이라고 부근에서는 제일 괜찮은 곳이라고 하더군요.

시간도 늦었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여행을 떠나왔다고 그냥 자려니 뭔가 아쉽더군요. 궁한대로 찜질방 안에 있는 PC방에서 한 시간 정도 인터넷을 하고 새벽 2시 반쯤 자러 갔습니다. 내일 날씨가 맑기를 기대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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