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포리율

2010년을 시작하며

iulius 2010. 1. 8. 15:15
게으르지 않았다면 계획했던 대로 일주일 쯤 전에 썼어야 되는데요, 어느덧 2010년도 일주일이 지나 8일째로 접어들었습니다. 호랑이해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그것도 60년에 한 번 온다는 백호년이라고 해도 딱히 관심도 없고 달라질 것도 없는 그런 시작이었습니다. 수술 때문에 낸 휴가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1월 1일이라고 해도 그냥 매일 계속되는 쉬는 날 중 하루였을 뿐이고, 12월 31일엔 피곤해서 저녁 10시 좀 넘자마자 자 버렸던 통에 새해가 바뀌는 그 순간에 보신각에서 종을 치거나 종 치는 걸 보거나 종 소리를 들었을 누군가와는 달리 꿈나라를 헤매느라 뭔가 감흥을 느끼지도 못했구요. 새해가 된다고 세상이 바뀌는 게 아니라는 건 이미 깨달은 지가 오래인데다가 원래가 구정을 쇠는 집안에 살다보니 이번 1월 1일은 정말 그냥 그런 새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가 되었으니 뭔가 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들더군요. 1월 1일 아침도 늦잠으로 맞이하여 (사실... 아침은 그냥 보내고 오후를 맞이했지만) 몽롱한 가운데에서도 오늘부터 뭔가 달라져야 할 것만 같은 압박감이 드는 겁니다. 다행히 첫 날은 어제 뜬 해랑 오늘 뜬 해랑 뭐가 다르냐, 괜히 오버하지 말자며 두리뭉실하게 잘 지나갔는데 다음날이 되니까 괜시리 작년에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가 못한 일들이 밀려왔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작년 7월 이후에 팽개쳐 두다시피 하다가 10월에 잠깐 건드리고 다시 또 두 달 넘게 버려둔 듯 싶던 블로그에 신경을 좀 써야 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유명 블로거들처럼 하루에 수만 명이 찾아오는 곳도 아니고, 딱히 글들을 모아서 무슨 책을 내야겠다 생각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내 관심을 표현하는 공간을 이렇게 두고 있다는 게 참 스스로에게 미안하기도 했구요, 가끔씩 메일로 날아오는 'XX님이 내 소식을 듣기 시작했습니다'에 등장하는 XX님들께도 미안했구요.

그래서 이제 다시 한 번 잘 좀 시작해 봐야 겠다 생각한 이후, 일주일이나 지나서야 겨우 글 하나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마 최근 열 개의 글 중 절반 정도는 이런 식의 앞으론 잘하겠다 류의 글인 것 같아서 부끄럽지만...

원래 인간은 작심삼일 아니겠습니까. 계획 세워놓고 잘 못 하는 게 모든 사람의 천성이니만큼 혼자서만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작심삼일에 대한 대비책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계획을 새로 짜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물론 블로그 뿐만 아니라 올해는 좀 해 봐야 겠다든가, 달라져야 겠다고 생각한 일들이 몇 가지 더 있는데요, 전부 다 잘 할 수 있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절반 정도만이라도 성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올해 새로운 결심 하셨나요?

'포리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만의 야근  (0) 2010.11.10
바쁨  (0) 2009.10.19
Fail  (3) 2009.08.19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2) 2009.08.18
믹시 인증글  (0) 2009.08.03
댓글